워렌 버펫을 비롯한 투자의 구루들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동요하지 말 것을 강조합니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시장의 변화로 인해 내재가치와 동떨어져 나타나는 기업들을 포착하는 손쉬운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존 템플턴과 짐 로저스는 가장 안 좋을 때를 가장 좋은 기회로 생각하는 역발상 투자를 강조합니다.

이런 방법들은 기본적으로 경제를 기업과 분리시켜 바라보는 것처럼 보입니다. 경제는 순환하는 것이고 결국은 평균으로 회귀하거나 더욱 좋아질 것이다라는 낙관적인 시각이면 족합니다. 그럼 경제는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가? 네. 단지 기업에 집중하십시오.

경영자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기업에 대한 면밀한 분석 가운데 한 가지입니다. 우리는 성장주 투자의 대가인 필립 피셔, 그리고 현존하는 최고의 투자가인 워렌 버펫이 경영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자주 보아왔습니다. 워렌 버펫은 자기가 전체를 매입한 회사의 경영자를 교체하지 않습니다. 그는 그 회사에 그 경영자가 없었다면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정크 본드의 황제였던 마이클 밀켄은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기업의 주요한 부분으로써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인적 자원(Human Capital)을 꼽습니다. 벌쳐 펀드의 원조인 '3번가 펀드(The 3rd Avenue Fund)'의 회장인 마틴 휘트먼은 버펫의 투자 성과는 그의 회계 분석 능력 덕분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뛰어난 눈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회사의 가치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경영진과 최고 경영자의 능력입니다. 그리고 이건 과거의 건실한 재무기록을 살펴봄으로써 일정 부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오랜 기간 기복없이 좋은 재무 성과를 이루어 왔다면 그것은 기업 자체가 뛰어난 사업 구조를 갖고 있거나 (하지만 단지 뛰어난 사업 구조만으로 잘 운영되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훌륭한 경영자가 지휘하고 있을 때, 또는 그 두 가지가 모두 결합되었을 때 일 것입니다. 우리는 회사의 과거를 돌아봄으로써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의 성과에 운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주변 환경은 활발히 변해갑니다. 금리가 오르내리고 유가가 오르내리고 예상치도 못했던 충격적인 사건이 터지는가 하면 장기간의 불황과 믿을 수 없는 호황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것은 투자자가 아닌 경영자가 신경써야 할 부분입니다. 자기가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 앞으로 헤쳐나갈 미래를 위해 경영자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것 입니다. 그리고 뛰어난 경영자라면 그 어떤 경제 상황이라도 그에 맞는 해법을 찾아 나아갈 것 입니다. 그들은 이런 일을 위해 고용되었고 그 성과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보상을 받습니다. 지난 수 년간 존경받아온 경영자들은 바로 그 표본이며 그들이 운영한 회사들의 성과와 회사의 가치는 경제의 불확실성과 변동성 속에서도 꾸준히 좋아졌고 건실했으며 뛰어났습니다.

그런 경영자를 찾아나서 그가 운영하는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좋은 투자 성과를 얻었습니다. 경영자의 자질을 판단하는 것 역시 상당히 어려운 부분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불확실함을 예측하는 것 보다 훨씬 쉬운 일임에 분명합니다. 버크셔 헤더웨이의 부회장인 찰리 멍거는 투자시에 우리가 아는 범위를 넘어서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우리는 경영자가 이룩한 성과를 보고 그를 판단할 수 있지만 1% 혹은 0.5% 오른 실업수당청구건수라던지 0.25% 오른 금리가 앞으로 기업 운영과 경제 상황, 주식 시장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판단 할 수는 없습니다.


2004.07.06
2004/07/06 04:13 2004/07/06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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