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밍업의 중요성



운동선수가 시합에 출주하기 전이나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가벼운 준비운동이나 워밍업을 하는 과정은 상당히 중요하며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운동종목에 따라 어떤 형태의 준비운동이 가장 좋은가" 하는 문제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지만 특정 종류의 워밍업 프로토콜은 선수의 운동능력을 향상시키고 관절과 근육의 손상위험을 감소시키는데 기여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경주마의 경우에도 본격적인 조교나 출주 전 워밍업을 실시하는 것은 과연 도움이 될 것일까?

대부분의 조교사나 기수는 본격적인 조교나 시합에 들어가기 전 어떤 형태로든 워밍업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각기 다른 훈련을 받는 말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웜업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스탠더드브레드 종과 서러브레드 종의 경우를 보면 이 두 종의 말들은 워밍업과정도 다르다. 경주 중에 이 두 종 말의 운동강도는 거의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이들 말의 경주전 워밍업 방법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스탠더드브레드 경주마의 워밍업은 경주 출주 전 보통 1마일 정도의 거리를 경주 때의 속도와 거의 흡사한 속도로 5분 정도 달리는 것이다. 또한 이 말들은 경주 출주 전 35분에서 40분전에 초기 워밍업과정을 거친다. 반면 더러브레드종의 경주 출주 전 워밍업 운동량은 이에 비해 훨씬 적다.

최상의 레이스를 펼치기 위해서 과연 상기한 두 가지 방법의 워밍업 중 어떤 방법이 더 나을 것인가? 강도가 너무 높은 워밍업을 실시하는 것은 근육에 저장된 에너지 예비량을 고갈시키고 근육에 젖산의 축적을 야기하므로 결과적으로 경주 성적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오히려 최적의 경주 성적을 위해서는 다소 강도 높은 워밍업이 필수적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이번 호에서는 말에 있어 워밍업의 효과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과 그 이면에 숨겨진 원리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언제나 그러하듯 말에 있어 워밍업의 방법에 따른 효과와 그 장점에 연구보고는 거의 전무하다. 그러므로 인의학에서 연구된 워밍업의 효과에 대한 결과 또한 함께 살펴보게 될 것이다.

워밍업의 종류

워밍업(Warming Up)이라는 용어 자체가 말해 주듯이 워밍업을 실시하는 목적 중의 하나는 바로 "체온을 높여주는 것"이다. 사람 운동 선수는 보통 2개 중 하나의 워밍업을 선택하게 된다: "수동적 혹은 능동적 방법" 2가지. 수동적 워밍업은 물리적인 운동이 전혀 필요치 않다. 그보다는 마체의 각 부분에 열을 국소적으로 가함으로써 체온을 높여주는 것이다. 예로 특정 근육 그룹에 핫 패치를 데어 주거나, 연고 도포, 혹은 마체 전체를 데우기 위해 큰 욕조에 더운물을 채워 담그는 방법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방법은 능동적인 방법에 비해 비교적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방법은 특히 말에서 별로 실용적이지 못한 단점이 있다.

진정한 워밍업의 장점이자 효과는 물리적인 운동을 통한 능동적 워밍업법에서 얻을 수 있다고 학겠다. 보통 워밍업은 두 가지 형태 모두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안장을 짓고서 평보, 속보, 경구보를 하거나 조마삭 운동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능동적 워밍업의 목적은 바로 체온과 심박수를 높이고 마체의 긴장을 푸는데 있다. 특정 종목이 정해진 말의 워밍업의 목적은 그 말이 훈련중이나 혹은 경주 중에 완수해야하는 운동의 어느 부분이나 전부를 더 적은 노력으로 완수하게 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로 스탠더드브레드 경주마가 출주 전에 실전에서의 속도보다는 약간 느린 속도로 달리는 것, 레이닝홀스가 몇 개의 펜스를 넘거나 슬라이딩 스탑을 연습하는 것, 혹은 마장마술용 말이 몇 개의 코스를 연습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이렇게 워밍업을 함으로써 다음에 이어질 더 어려운 훈련이나 시합 중 동작 때 쓰여질 근육들이 완전히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워밍업의 물리학적인 이점들

이미 언급하였듯이 워밍업의 주된 효과는 "체온의 상승"이다. 근육에서 수축과 움직임을 야기하기 위해 저장된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는 생화학적인 과정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그 결과로 많은 양의 에너지가 근육내 온도 상승을 야기하며 열로 방출된다. 궁극적으로 이렇게 생성된 열이 전신으로 퍼지고 이것이 전신의 체온상승을 일으키게 된다.

체온의 상승 정도는 주로 워밍업의 강도와 시간, 그리고 환경 조건에 의해 결정되며 이를 항상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정상적인 근육의 온도는 섭씨 35도이며 이는 날씨 조건에 따라 조금 높거나 낮을 수도 있다. 만일 말이 아주 추운 날씨, 예를 들어 북극의 겨울 날씨와 같은 날씨에 노출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그 말의 근육 온도는 조금 낮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추운 날씨에는 체온을 적정 온도로 올리기 위해서 워밍업 시간을 약간 늘여야할 것이다.

반면, 날씨가 더운 경우라면 근육의 온도는 높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추운 환경에 비해 열방출량도 줄어들 것이다. 강도는 더 낮고 시간은 상대적으로 더 짧은 워밍업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체온이 너무 높아지게 되면 오히려 경주 능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준비운동을 통한 체온의 상승은 여러 가지 이점을 말에 제공하게 된다. 첫째, 일하는 근육으로 산소공급이 보다 원활해진다. 혈액 중에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은 적혈구가 담당하며 체온이 올라가면 산소는 더 용이하게 적혈구로부터 유리된다. 말에서, 준비운동은 비장에 저장된 적혈구의 혈중 유리를 촉진하기도 하므로 이 또한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하는데에 기여한다. 마지막으로 근육 내에 혈류가 원활하게 되면 산소공급도 좋아지게 되는데, 이는 근육 내 체온이 높고 심박수가 증가함에 따라 근육내 혈류의 재분포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체온의 상승은 또한 조직의 탄성을 증가시킨다. 체온의 상승으로 인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좀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되고, 건의 탄성도 증가하며 아마도 이는 관절의 운동성도 좋아지게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에너지 생성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들도 체온이 높은 상황에서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므로 '워밍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 비교해볼 때, 전체적인 '워밍업'의 효과는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즉 원활한 산소공급은 호기대사과정에 의한 에너지 산생을 증가시킴과 동시에 근육 내 젖산 축적을 야기하는 혐기대사과정에 의한 에너지 산생을 감소시킨다. 근육내 젖산의 축적은 운동 중 근육의 피로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이다. 혐기대사에 의한 에너지 산생의 감소는 운동 중 근육 내 축적되는 젖산의 양을 감소시키고 이는 결과적으로 근육의 피로를 늦게 하게 되는데 이는 특히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해야하는 경주마 등의 경우에는 아주 중요하다.

사람 운동선수의 경우 워밍업은 운동과 관련된 부상을 줄이는 것과 연관되어 아주 중요하게 다뤄진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워밍업을 실시한 근육이나 건의 손상을 야기하기 위해서는 워밍업을 실시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힘이 필요하다고 한다. 워밍업은 근육이나 건의 탄성을 증가시키고 이는 고강도의 운동 중 이들 조직이 찢어지는 것을 예방하게 한다. 워밍업 과정 중 스트레칭을 하게 되면 이 또한 부상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사람에서 이루어진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근육이나 다리의 통증이나 부상에 대한 스트레칭의 예방효과는 미미하다고 하는 보고도 있다. 여러 가지를 종합해 볼 때, 능동적인 워밍업으로 인해 얻어지는 가장 큰 효과는 조직의 탄성과 운동범위의 증가라고 볼 수 있다.

워밍업의 심리학적인 영향

사람 운동선수는 워밍업시 자신의 종목과 유사한 운동을 하여줌으로써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는다고 한다. 그러나 말에 있어 워밍업이 어떤 심리적인 이점을 끼치는지는 물론 알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마주나 조교사는 약간의 워밍업 운동을 통해 말의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다고 믿고 있다.

말은 무슨 일이든 습관에 의존하는 동물이다. 일단 워밍업을 하기 시작한 말은 조교나 경주 전에 워밍업을 일관성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말조교시 워밍업의 효과에 관한 연구

경주마에 있어 강도 높은 워밍업의 작용에 대해 다수의 연구보고가 있다. 그러나 지구력경기, 마장마술, 장애물마와 같은 상대적으로 운동강도가 낮은 종목에 대한 워밍업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Tyler(1996)와 Geor(2000)이 각각 고속 트레드밀 운동을 할 때 산소소비량(VO2)에 대한 워밍업의 효과에 대하여 연구, 발표한 바 있다.

앞서 기술하였듯이 사람에 있어 워밍업의 중요한 이점 중의 하나는 바로 근육으로의 산소 공급을 증가시키는 점이다. 만일 말에 있어서도 산소공급량이 증가된다고 가정하면 워밍업 후 강도 높은 운동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VO2(산소소비율)의 급속한 증가가 관찰될 것이며 따라서 혐기대사에 의한 에너지 요구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Tyler박사는 고속 트레드밀상에서 최고속도로 달리기 직전에 워밍업을 하지 않은 군과 5분간의 속보로 워밍업을 실시한 군을 비교했다. Geor박사는 같은 식의 운동을 하기 5분전 워밍업을 하지 않은 군, 10분간 속보로 가벼운 워밍업을 실시한 군, 10분간 속보와 구보로 보다 강도 높은 워밍업을 실시한 군의 3군을 비교하여 워밍업의 강도가 본운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 발표했다.

두 연구 모두에서 본운동 전 워밍업을 실시함으로써 본운동 초기에 급격한 VO2의 증가가 관찰되었다. 그러나 워밍업의 강도의 차이는 본운동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단거리 경주마의 경우 호기대사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약 5-10분 정도의 가벼운 워밍업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워밍업의 이러한 장점은 McCutcheon박사(1999)의 유사한 실험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McCutcheon박사의 실험에서는 피로를 발현하기까지 걸린 시간(트레드밀의 페이스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을 때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하여 운동능력 평가의 지표로 삼았다.

워밍업의 강도가 높거나 낮은 두 군 모두 워밍업을 실시하지 않은 군과 비교하였을 때 더 나은 운동능력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본 운동 초기에 VO2의 급격한 증가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워밍업을 실시한 경우에는 호기대사에 의한 에너지 산생량이 더 큰 것이다. 또한 혐기대사에 의한 에너지 비율은 낮으며 근육과 혈관 내 젖산 축적도 더 적다.

또한 켄터키대학의 Lawrence박사(1999)는 적당한 강도의 워밍업을 실시한 말이 본운동시 혈액내 젖산 축적량이 더 적다고 보고했다.

상기한 연구의 공통된 견해는 간단히 말하면 고강도의 운동, 예를 들면 출주 등에 앞서 워밍업은 아주 중요한 준비과정이라는 것이다. 호기대사의 증가와 젖산축적의 감소는 운동능력 발휘에도 도움을 준다.

1996년 Lund박사는 워밍업이 운동중과 운동후 체온조절에도 도움을 준다고 발표했다. 4분에서 5분간의 격렬한 트레드밀 운동 전의 가벼운 워밍업을 실시한 군에서 워밍업을 하지 않은 군에 비해 체온의 상승이 더 적게 나타났으며 아울러 운동후 회복도 더 빨랐다. 워밍업의 실시로 인해 땀이 더 빨리 흐르고 이로 인해 강도 높은 운동 중 열 방출이 더 용이하게 이루어지는데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워밍업의 원리

워밍업이 운동중 대사와 운동능력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사람과 말에서 그 간 이루어진 연구결과들로 미루어볼 때 워밍업은 모든 종류의 운동에 아주 중요한 한 부분인 것만은 확실하다. 말의 훈련 프로그램을 짤 때 중요한 몇 가지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일반적인 말의 조교시 15분-20분 정도의 워밍업을 실시해야한다.

● 27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 워밍업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게 하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하면 마체온의 과도한 상승을 막기 위해 워밍업 시간을 줄이거나 워밍업 운동의 강도를 줄이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말의 땀흘리는 정도(예컨대 목이나 다른 부위의 피부와 털이 젖는 정도)를 잘 관찰하여 워밍업의 시간과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 날씨가 추울 때에는 워밍업의 시간을 늘여주는 것이 좋다. 혹한기에는 마의를 착용하는 것도 좋다. 마의를 통해 마체의 열방출을 줄여주면 열손실이 적어지며 이로 인해 얻고자 하는 워밍업의 효과를 좀 더 빨리 얻을 수 있게 된다.

● 조교중에는 항상 워밍업의 과정이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시합에 나가는 말이라면 시간 계획을 잘 세워 시합 전 5-10분간 워밍업을 해 주는 것이 좋다.

● 워밍업은 필히 일반적인 운동과정과 말의 용도에 따라 정해지는 형태의 운동과정 모두를 포함하여야한다. 평보로 시작하여 운동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여줘야 한다. 평보를 하는 시간은 말과 환경에 따라 달리하여야할 것이다.

워밍다운과 쿨링

모든 형태의 조교나 훈련프로그램은 반드시 5-10분 정도의 평보와 속보로 이루어진 워밍다운(Warming Down) 과정도 포함해야한다. 고강도의 습보 후의 워밍다운은 마체기관의 상태를 안정상태로 되돌리는데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근육에 축적된 젖산의 제거에도 도움이 된다.

마체를 그 날의 조교를 마치기 전에 쿨링(Cooling)해주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정이다. 이 과정은 선선한 날씨에서는 워밍다운 과정 중에 약간의 평보로도 충분히 그 목적달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수장(냉수찜질)등의 보다 능동적인 쿨링이 필수적이다.

마필보건팀 정효훈: www.thehorse.com 2001년 4월호
2006/03/01 19:12 2006/03/0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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