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내(廻內, pronation) & 외전(外轉, supination)

신발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멋을 지나치게 추구하느라 굽이 높거나 신발 앞쪽이 특이하게 생긴 신발을 사용한 덕에 발이 아프다면 문제는 간단하다. 편안한 신발을 신으면 된다. 하지만 신경써서 신발을 고르고 되도록이면 좋고 편한 신발을 애써 찾아 신는데도 불구하고 발이 아프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을 여러번 겪었다. 나이키나 아식스에서 새로 나온 멋지고 편해 보이는 신발을 비싼 값을 주고 사서 신었음에도 얼마 가지 않아 너무 발이 아파서 결국 팽개치고 또 다른 신발을 사러 돌아다닌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면 나중에는 특정 브랜드의 신발이 맞지 않으므로 절대로 신지 않는다는 기묘한 고집까지 생긴다. 내 경우에는 나이키 신발은 절대로 신지 말아야할 브랜드였다. 계수씨의 친정 부모님께서 (그러니까 내게는 사돈댁에서) 나이키 매장을 크게 운영하심에도 불구하고 매번 아식스 신발을 신고 나타나는 나를 두고 계수씨가 농담처럼 배신감을 느낀다고 할 정도로. 이 모두가 무지와 얄팍한 절약 정신에서 비롯된 일임을 뒤늦게나마 깨달았으니 다행이다.

서너 달 전에 산 두 켤레 신발이 다시 말썽을 일으키면서 나는 드디어 러닝용품 전문매장을 찾아갔다. 오프라인 대형 할인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서 정가보다 훨씬 싸게 신발을 구입해 온 나로서는 정가를 다 치루고서라도 제대로 맞는 신발을 신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만들만큼 아픈 발은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던 것이다. 매장에 들어서자 판매상담원이 친절하게 다가왔다. 사정을 설명하자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바지를 걷어 올린 다음 매장을 걸어보란다. 몇 차례 왔다갔다 걷는 동안 상담원은 내 발 뒤꿈치 쪽에서 걷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러더니 내가 약간 아주 약간 발 바깥쪽으로 걷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이미 숙제를 상당히 해간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내가 약간 외전(外轉, supination) 경향이 있다는 뜻임을 알아차렸다.

우리가 걸을 때 가장 먼저 바닥에 닿는 부분은 발 뒤꿈치이다. 그 다음 발의 중간 부분(midsole)이 닿는데 이 때 발 안쪽에 움푹 패이고 위로 솟은 부분(arch)이 부드럽게 바닥 쪽으로 내려간다. 그 다음에는 발가락 쪽으로 움직임이 옮겨가면서 다시 발 바깥쪽으로 살짝 바닥을 밀어낸다. 발에 무리가 가지 않는 행보가 바로 그런 식이다. 발 중간의 아치 부분이 살짝 내려가면서 발이 안쪽으로 약간 쏠리는 현상을 회내(廻內, pronation)라고 한다. 정상적인 정도의 회내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바로 이런 회내 현상이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발바닥 전체에 골고루 퍼지게 하면서 충격을 완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지나치게 회내하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이를 과잉회내(overpronation)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 발목 자체가 심하게 안쪽으로 꺾이는 모습을 보인다. 정도의 나름이지만 과반수의 사람들이 회내를 심하게 또는 정상보다 약간 심하게 한다고 한다. 그래서 시중에 나와있는 과반수의 신발은 바로 이러한 회내현상을 바로잡는데 유용한 신발이다. 회내현상의 정도가 별로 크지 않지만 (slight pronation)그래도 무시할 수 없을만큼 벌어지는 행보를 바로잡기 위한 신발들이 시중에 깔린 신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말이다. 아래 그림의 왼쪽이 바로 회내현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사람의 발 모습이다.

Pronation_Supination.jpg

이런 걸음걸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발 뒤꿈치를 바로잡아주는 기능이 뛰어난 신발이 필요하다. 스태빌러티(stability)에 중점을 두었다는 신발들이 여기 속한다. 정도가 심한지 약한지에 따라 신발을 고르거나 매우 심한 경우 병원에서 이를 바로잡는 보조 의료기구를 처방받아 사용하여야 한다.

그 정반대의 경우가 외전(外轉, supination)이다. 발 바깥쪽으로 걷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렇게 걷다보면 아무래도 발이 정상적으로 내전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자꾸 발을 접지르고 또 삐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발의 충격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기 때문에 오래 걷거나 뛰다보면 고통스럽다. 의외로 외전 문제를 보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한다. 특히 심한 외전 문제를 보이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나는 아주 약간 외전 현상을 보인다. 게다가 아치 부분이 약간 높기까지 하다. 가뜩이나 외전 현상을 보이는데 아치까지 높으니 신체 하중이 모조리 발 바깥쪽으로 몰리는 셈이다.

나처럼 외전하는 발로 고생하는 사람이 회내현상을 잡아주는 신발을 신으면 발이 바깥쪽으로 쏠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치 발 바깥쪽의 고무만 심하게 닳은 신발을 신고 서있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아치 부분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발이 외전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은 하중을 잘 받쳐주기 위해서 쿠션 기능이 강화된 신발을 신어야 한다. 그리고 중간부분의 아치에 따라 굴곡을 잘 받쳐주는 신발이면 아주 좋다. 내가 경험상 아식스 신발을 아디다스나 나이키 신발보다 편하게 여겼던 이유도 바로 아식스 신발이 중간 아치 부분을 잘 받쳐주는 신발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서 아디다스 신발은 가늘고 길며 아치 서포트가 별로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적합하기에 나같은 사람은 피해야할 신발이다.



일부 복사 http://inkeehong.com/articles/13_sports_and_leisure/1082_euesso_pronation_ueaueeaie_supination.html

2007/03/13 21:19 2007/03/1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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