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2

2009/11/12 12:50 / My Life/Diary

삶은 재미있다. 지금 이 순간도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하면 시시할지도 모른다. 또, 수능시험날 아침 투신자살한 그 학생에게 삶은 꾸다만 악몽이지 않을까. 과거를 추억하는 것은 너절한 현실에 대한 회피라고 생각해왔다. 사랑한 여인을 떠올리는 일은 앞으로는 사랑할 수 없음에 대한 불안의 징조가 아니련가. 막노동을 하던, 말술이던 선배가 있었다. 간덩이가 부어서 시꺼먼 얼굴을 한 그는 아침이면 항상 블랙 커피를 마셨다. 처음엔 너무 썼지만 어느새 입에 맞아버렸다고. 원래 커피란 쓴맛이라며.

문득 그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삶은 재미있다. 지금 이 순간도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하면 시시할지도 모른다. 입맛이 쓰다.

2009/11/12 12:50 2009/11/1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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