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계는 우승 마필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본래 모든 경기는 우승자를 꼽는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인데 우리나라는 승식 구성이 묘하게 발전이 되와서 그런지 경기 중계도 마뜩치 않다. 기본적으로 1등 마필을 맞추는 단승식과 해당 경주일에 열리는 다른 경주의 1등 마필을 연속으로 맞추는 승식(미국의 데일리 더블이나 Pick 3, 6)이 먼저 도입되고 쌍승식 등으로 이어졌어야 했다. 하지만 과도한 배당을 막기 위함인지 눈 가리고 아웅식의 사행성을 줄이기 위함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복승식과 복연승식이 먼저 도입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시행체 스스로 저버린 결과를 낳았다.

문제는 중계 또한 어쩔 수 없이 승식을 감안해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1등 마필이 대차로 벌어졌을 경우 종종 아예 중계에서 제외하게 된다. 우승이 예상되는 마필은 우승하는 순간까지 중계의 중심에 있어야 하고 우승 순간에는 아무리 후착 마필들이 혼전이라 할지라도 마번과 마명을 말해준 후 후착 마필을 정리해야 한다.

우승 마필이나 경기 중 선두에 선 마필은 마번과 마명을 모두 말해줘야 하고 그 이외의 마필은 번호로 갈음한다. 장거리의 경우 더 말해주자. 해당 마필 기수의 이름은 중계 초반 한번 정도면 족하다. 기수의 위신을 낮게 보는 것이 아니라, 중계의 효율성 때문이다.


2. 스타트 후 바로 전체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먼저 늦발한 마필이 있는지 바로 파악해서 스타트 상황을 알려줘야 한다. 기본적으로 스타트 순간에 인식할 수 있는 건 늦발한 마필이지 누가 치고 나갈지 모른다. 그 이후 선행에 나선 마필을 지목해야 한다. 현재는 백가쟁명식이다. 1번마 나왔습니다 3번마 도전해오고 4번마 스타트가 좋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뜬금없이 10번마가 선행을 받았다고 한다. 스타트가 엄청 좋은 경우가 아니라면 늦발한 마필을 먼저 호명해야 한다.


3. 거리차는 정확한 마신을 제시해야 한다.

매우 중요하다.

김경준 아나운서를 제외하고, 매 경기 마신차를 말해주는 캐스터는 없다. 상당한 경력의 김 아나운서조차도 마신차 계산에 그리 정확하지는 못하다. 마신차 중계를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신차 중계 역시 선두마를 기준으로 한다. -- 섭서디가 선두에 선 상황, 밸류플레이는 레인 안 쪽에 2마신차 2위로 있고 그 바깥 쪽으로 밸리브리가 3위로 맞서고 있습니다. 당나루는 약 20마신차로 뒤쳐져 있습니다. -- 등으로 중계를 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거리가 많이 벌어져 있습니다.' '바깥에서 따라 붙습니다.' '선두를 모색합니다.' 등 중계만 듣는 이들에게는 전혀 거리감이 없다. 저번 주는 결승선 다와서 2마신차 차이로 유지되고 있는데 중계는 2위마가 1위마에 많이 접근하고 있다는 식, 거리감도 없고 맞지도 않는 중계가 이뤄졌다.


4. 경기 페이스를 말해주자

경마 캐스터는 절반은 경마 전문가여야 한다. 3코너 혹은 거리에 따라 400m, 600m 까지 선두마 통과 기록이 몇 초 나왔는데 이 기록은 이 주로에서 굉장히 빠르다, 느리다 하는 식의 코멘트가 필요하다. 서울경마공원은 모든 구간별 화롱 타임이 기록되고 있다. 이 정보를 확인해서 중계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5. 최고 인기마를 중계에서 빼먹지 말자

최고 인기마가 화면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해도 중간 중간 코멘트 해주자. 인기 없는 마필이 선두권에 가담했을 경우도 코멘트 해줘야 한다. -- 인기 최하위권의 당나루가 경기를 이끌고 있습니다, 인기 1순위 섭서디 약 3마신차 2위권 --


6. 탄력 받아 오는 마필에 주목하자

다시 한번, 경마 캐스터는 절반은 경마 전문가여야 한다. 선두마는 죽고 추입마가 날라오고 있는데 선두마만 죽어라 얘기하다 100m 남겨 놓고 갑자기 날라오는 추입마를 거명한다. 4코너 돌아서는 모든 마필이 탄력을 받아 오기 때문에 적어도 3-400m 구간에서는 탄력의 우열이 드러난다. 이 때 걸음이 좋은 마필을 더 많이 코멘트 해야 한다. 그 마필이 최고 인기마라면 그 마필이 중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7. 좀 흥분해도 된다.

말만 제대로 하자. 경기 시작과 끝이 똑같은 톤이면 아무 재미 없다. 아마 전세계 경마 캐스터 중에 우리나라 캐스터가 제일 얌전할 것 같다. 결승 직선 주로 목차 경합이 치열한데 고저장단 없이 처음과 똑같으면 캐스터가 필요없다. 화면에 문자 중계를 내보내면 된다. 캐스터의 존재는 단순전달만이 목적이 아니다.


8. 경기가 끝나면 경기 기록과 착차를 말해주자.

그대로다. 경기 기록을 말해주고, 해당 군의 주로 상태별 평균 기록과 비교해서 빨랐다 느렸다 코멘트 해주자. 착차도 1-3위까지 빠뜨리지 않고 말하자. (이 부분은 그런대로 잘 되고 있다.) 경마가 기록 경기니 순위 경기니 하는 논란이 있지만 어쨌든 기록과 순위는 함께 남는다.




캐스터의 자질 부족은, 모든 마필을 번호로만 호명할 때(그 번호조차 틀릴 때), 거리차를 제대로 말해주지 못할 때, 최고 인기마와 최하 인기마필을 동등한 비율로 중계할 때, 추입마가 열심히 올라오고 있는데 캐치 못하고 있다 갑자기 올라왔다느니 어쩌니 할 때 드러난다. 경마공원에서 방송팀이 유익한 여러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며 제일 잘하고 있는데, 중계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어이없게도 몇 년씩 중계하던 캐스터가 전혀 새로운 인물로 교체된다. 이건 하일성이 MBC가서 축구 중계하는 것과 똑같다... 재밌고 박진감 넘치는 중계를 기대해본다.
2007/03/14 09:39 2007/03/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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